작년 여름 이맘때 처음 집에서 먼지다듬이라는 벌레를 발견했다. 너무 작아서 처음에는 개미인가? 싶다가 개미와는 조금 다르게 생겼고 연회색부터 진회색의 색이었기 때문에 열심히 검색해 봤다.
습하고 더울 때, 특히 장마철에 많이 생긴다는 먼지다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피스텔에 나오는 개미보다 작은 벌레, 거미와 개미 어디 사이처럼 생긴 벌레라면 먼지다듬이 확률이 크다.
먼지다듬이는 좁고 비교적 습한 원룸의 특성상 잘 생길 수밖에 없다고 한다.
나름의 청소 결벽? 이 있는 필자의 경우 매일 퇴근 후 바닥을 다 보고 다니며 찾아 없애곤 했는데, 그것도 잠시 며칠이 지나면서 더 생겨나는 먼지다듬이에 지쳤다. 한 번 생기면 없애기 쉽지 않다.
올해 여름의 첫 비가 시작되면서 먼지다듬이에 대한 걱정이 생겨났고, 나와 같은 고민이 있는 자취생에게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아 먼지다듬이 퇴치방법을 공유하려고 한다.
먼지다듬이 특성
덥고 습하면 생기는 먼지다듬이는 27도, 습도 60%~70% 이상에서 생긴다고 한다. 정말 작고 작으며, 번식력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암놈 수놈이 만나지 않아도 계속 번식하는 무시무시한 번식력으로, 발견되면 큰일이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휴지로 잡으면 먼지 닦은 것처럼 뭉개지며, 항상 나타나는 곳에 또 나타나서 필자의 생각에는 개미처럼 길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알의 경우 콘크리트 속이나 자재 안에 있기 때문에 찾을 수 없다고 봐야 한다.
퇴치 시도 방법
● 청소
원래도 청소를 자주 하는 편인데, 벌레를 발견하고는 매일 했다. 그래도 조금씩 매일 나왔다. 물론, 깨끗한 환경이 벌레에게 좋지는 않겠지만, 이미 생긴 먼지다듬이를 없애는 방법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벌레 퇴치를 위해 깔끔한 환경은 당연히 필수이다.
● 벌레가 싫어한다는 섬유탈취제
진득이부터, 벌레 기피제라고 불리는 섬유탈취제를 저가부터 고가의 제품까지 다 써봤다. 결론은 효과 0.
라벤더 싫어한다고 해서 뿌려댔더니, 그냥 향기롭기만 하다. 벌레 잡기용으로는 비싸고 효과도 없어 정말 비추한다.
● 기어 다니는 벌레 잡는 소음기 제품
지금도 혹시 몰라 계속 틀어두기는 하는데(전기도 얼마 안 먹는다), 효과는 모르겠다. 작년 소음기 설치 이후에도 먼지다듬이는 계속 나왔다. 다른 벌레는 애초에 없었어서 먼지다듬이 외 벌레에 대한 퇴치 효과는 알 수없다.
● 락스
방안에는 락스를 뿌릴 수 없어 화장실과 세면대, 설거지통을 위주로 청소했는데 먼지다듬이 퇴치에는 사실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그래도 다른 벌레들을 예방하는 데는 큰 효과가 있지 않았나 싶다.
오피스텔, 원룸 등 좁고 습할 수밖에 없는 주거 특성상 여름철 다양한 벌레들이 보인다고 하는데, 먼지다듬이 외 다른 벌레는 본 적이 없다.
● 보일러
집안을 바짝 말려야겠다는 생각으로 한여름 보일러도 돌려봤다. 먼지다듬이가 좋아하는 고온 다습 중 고온에 엄청난 도움을 줘서 그런지 크게 효과가 없었다.
● 제습기
제습기를 처음 틀고 이불의 뽀송함을 오랜만에 느꼈던 것 같다. 눅눅해진 이불에 적응되어 몰랐는데, 제습기를 돌리니 이불의 사각사각 소리가 돌아왔다. 원룸에 살면 1000% 강추한다.
습도를 20% 이상 낮춰주기 때문에 필자의 집의 경우 한겨울 빼고는 상시 돌아간다. 먼지다듬이를 퇴치한 후 제습기를 구매했는데, 진작 사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했다.
● 비오킬
벌레 죽이는 약으로, 에프킬라와 양대 산맥이다. 필자의 경우 집안의 화분에 진득이가 생겨 처음 사용했는데, 혹시나 하여 어느 날 온 방바닥에 뿌리고 하루 지나 들어왔는데 충격이었다.
먼지다듬이들이 장판 위로 올라와 다 죽어있었다. 그때의 당혹, 놀람, 쾌감은 정말 잊지 못한다.
그 뒤로 하루 이틀 더 뿌려주었고, 일주일정도 지나 한 번 더 뿌려주었다. 이러한 반복과정에서 조금씩 먼지다듬이가 덜 올라와 죽어있다가 나중에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게 된다.
※ 인체에 무해하다고는 하지만 뿌리고 10시간은 밖에 있는 게 좋다.
비오킬 광고는 아니라 꼭 이 제품을 추천하는 건 아니고, 먼지다듬이를 퇴치하기 위해 매일 하는 데일리 청소부터 각종 제품을 써왔지만 결국 벌레 죽이는 약이 가장 효과가 빠르다는 것을 공유한다.
퇴치 그 후,
● 첫째, 비오킬을 이주~ 한 달에 한 번씩 먼지다듬이 나왔던 길 쪽에 뿌려주고 외출한다. 다녀와서 뿌렸던 곳을 물티슈로 꼭 닦아준다. 여전히 아무 벌레도 나오지 않는다. 가끔 밖에서 들어온 것처럼 한 두 마리 있긴 하지만, 상주(?)하는 먼지다듬이는 없다.
● 둘째, 온도와 습도 관리를 위해 습도계를 항상 확인한다. 50% 이상 올라가면 제습기 혹은 에어컨을 틀어 실내 공기 제습을 시켜줘서 40%까지는 내리도록 하고 있다.
●셋째, 필자의 집의 경우 제습기는 6월 내내 돌아가고 있고 9월까지 계속 돌아갈 예정이다. 여름철 빨래를 해야 할 때는, 코인세탁에서 건조까지 마쳐서 가지고 들어온다. 집안에 습기를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름철 원룸은 정말 습하다. 공기를 최대한 마르게 해줘야 한다.
● 넷째, 에어컨을 잘 틀지 않는데, 전기비보다 벌레가 무서워서 에어컨을 좀 자주 튼다. 작년에는 몇 번 안 틀었는데, 올해는 6월부터 틀기 시작했다. 평소 평균 실내 온도를 25도 이하로 낮추는 게 포인트!
● 다섯째, 장마라고 문을 계속 닫고 있으면 집안의 공기순환이 안되고, 온도와 습도가 높아져 생길 확률이 크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하루 종일 환기를 시키기도 한다. 장마여도 반드시 1시간은 선풍기와 함께 환기시켜줘야 한다.
작년에 먼지다듬이 때문에 벌레를 싫어하는 필자는 두 달 잠도 잘 못자고 고생을 엄청나게 했다. 먼지다듬이를 없애기 위해 온 방법을 다 써봤기 때문에, 부디 이 글로 원룸 1인 가구 친구 중 한 명이라도 벌레 없는 쾌적한 여름을 지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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